
티탄은 젠더갈등의 '역사'에 관한 영화다. 그렇다고 여성감독이 뭔가를 주장하거나 프로파간다하는 류의 영화는 아니며 젠더갈등의 근원과 현주소, 그리고 감독의 전망이 상징적인 방식으로 혹은 매우 크로넨버그적인 감성으로 드러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난해하다고 하는데 사실 해석의 단서들은 충분하고 꽤나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언어를 가지지 못한 소녀, 여성성과 스틸펑크(Steelpunk)의 결합, 힘을 가졌지만 통제할 수 없는 여성, 새로운 형태의 남성성과 결합, 티타늄 척추를 가진(새로운 젠더비전을 가진) 신인류의 탄생까지, 지금 서양사회가 겪고 있는 일이자 곧 한국사회에도 드러날 '격렬한 젠더갈등의 소산물'이라는 사회현상에 잘 들어맞는 내용들을 보여준다. 티탄에 관한 제대로 된 리뷰가 하나도 없고 평론가들이 헛소리할게 뻔히 보여서 미리 정리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