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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에 관하여

by skarly 2018. 5. 9.

게임업계, 만연한 ‘페미니즘 사상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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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272217015#csidxcc11c608ea7c3a491a32564ecd7353c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섬뜩하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이 연예인과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기를 넘어 일반인에게도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음을 보기 때문이다. 사실 메갈티 성우 논란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계속 있어온 일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사회적으로 인기있는 사람이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고 대중의 공격을 기꺼이 받아내려고 했던 적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었다.(진중권 정도가 생각난다.) 어느 정도의 힘과 큰 간?이 있어야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공공연히 밝히며 대중으로부터의 인기에 상관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대중적인기가 곧 생계와 직결되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대를 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이 문제는 각 개인의 선택 문제로 오롯이 남아있다.


나는 문득 지난 대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던 장면이 생각났다. 다수에게 표를 받아야만하는 대선 주자이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 끝에 최종적으로 소환되는 결론이란 우리가 사는 지금의 사회, 먹고사니즘이 위세를 떨치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말할 기회를 가지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한 명의 연약한 개인이 자신의 신념을 자유롭게 말하고 다니기에는 사회(혹은 대중)와 개인 사이가 너무나 강력한 영향력으로 묶여있다. 결국 모두가 모두의 눈치를 보는 사회가 이미 되어 있다. 그럼 이제 타깃을 바꿔야 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이나 사상검증을 하려는 나쁜 사람들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끌어안고 가면서도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무엇부터 해결해야 되는가가 올바른 질문이다. 


타겟은 두 가지로 축소 된다. 먼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 나의 적보다 나의 적을 혐오하는 우리편을 나무랄 수 있는 의식의 고양 같은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에 대해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이상향적인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두 번째로 먹고사니즘의 종식이다. 이 역시 복지, 사회보장제도 등을 상당히 끌어올리는 일이라 유토피아적 헛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멀어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해야할 일들을 내평겨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