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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엘리자베스 워런, 싸울 기회

by skarly 2015. 10. 14.

팟케스트를 듣다가 유시민 아저씨가 추천해줘서 읽게 된 책이다. 싸울 기회라는 제목도 멋있게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미국 금융 자본주의의 탐욕을 비판하는 내용일 것이라 예상하고 "그래 나같은 한국의 젊은 지성?이 이런 것도 좀 읽어줘야지...꽂아놓으면 허세용으로도 딱 좋겠군 크킄" 하고 샀는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나 문학적이고 감성을 건드리는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푹 빠져들었다. 전반부는 주로 자신의 생활과 가난과의 투쟁을 다루고 있고 후반부는 금융자본과의 전투를 다루는데 전반부는 그냥 문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이 얼마나 문학적인가에 대한 예시로 어머니의 장례식 후 에피소드를 옮겨본다.


며칠 뒤 부모님 집에 있는 빈방으로 돌아왔다. 난 침대에 누워 울고 있었다. 아빠가 들어오자 나는 일어서서 두 팔을 벌렸다. 아빠가 날 안고 우린 아주 슬프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빠가 있다고 말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빠는 그냥 그곳에서 서서 말했다. “난 죽고 싶구나.”

내가 아빠를 안고 있는 동안 아빠는 울었다. 나는 아빠의 어깨를 쓰다듬었지만 아빠는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난 아빠에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했다. 마음은 아프지만 아직 아빠에겐 내가 있고 모든 게 잘될거라고. 하지만 그게 사실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건 뭐 거의 조디 피콜트 소설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이 분 샌더스에 가려져서 많이 주목받고 있지는 못한 것 같지만 상당히 괜찮은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본능적인 정의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